많은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최고의 영화를 고르라 하면 글래디에이터와 킹덤 오브 헤븐을 고를 것입니다. 이 두 작품 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작품입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중세기 기사도의 실상을 정말 멋지게 그린 새로운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더 라스트 듀얼의 소개와 영화 속 중세의 역사에 대해서 설명하고 영화를 보고 난 후 제 생각에 대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1. 영화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소개
이 영화는 1386년에 프랑스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프랑스 역사상의 마지막 법정 결투를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법정 결투라는 거는 중세 유럽에 있던 굉장히 특이한 제도였습니다. 일단 이 제도는 귀족들만 사용할 수가 두 귀족이 서로 분쟁이 생겨서 재판을 하러 갔는데 재판 결과가 좀 만족스럽지 않다고 하면 왕의 허락 하에 재판 대신에 칼을 들고 싸워서 시비를 가릴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특히 그중에서도 1386년에 있던 결투는 그 당시 사람들에게도 엄청나게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고 합니다. 그 교통이 불편하던 중세기에 프랑스 전역에서 이 결투를 구경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몰려들었을 정도라고 합니다. 대체로 결투는 죽을 때까지 한다고 우리가 생각을 하지만 대부분의 중세 법정 결투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시비를 가리는 것이 목적이었지 복수를 하거나 살인을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두 기사가 싸우다가 한 명이 못 버티는 상황이 오면 항복을 외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재판에서 패소를 하게 됐습니다. 그냥 벌금을 내거나 손해배상을 하거나 형량을 좀 살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 법정 절차에서 사람이 죽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주제가 된 결투는 그 혐의가 워낙 심각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격렬한 싸움이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구경을 했습니다. 이 재판의 원고는 Jean de Carrouges라고 하는 프랑스 북부 지역인 노르망디의 한 기사였습니다. 그의 말에 의하면 그가 파리의 일을 보러 간 사이에 자기의 옛날 절친인 Jacques Le Gris가 자신의 집에 침입을 해서 자신의 부인을 성폭행했다는 것이었습니다. Jacques Le Gris는 이 혐의를 극구 부인했고 결국 이 재판은 결투까지 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고의 입장에서는 만약 자기가 이 결투에서 지게 된다면 자기의 부인이 무고한 사람을 고발하게 것이 되고 위증을 한 것이 됩니다. 그 당시에는 여자와 남자의 사회적 신분이 달랐기 때문에 여자가 남자를 상대로 무고죄를 범했을 때 그 형별이 엄청나게 심지어는 중세 기준으로 봐도 가혹했었습니다. Jacques Le Gris의 입장에서 보면 만약에 자기가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강간범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두 사람은 절대로 항복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죽을 때까지 싸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결투가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1386년이 되면 법정 결투라는 게 그렇게 흔한 일이 이미 아니었습니다. 심지어는 그 이전에 거의 한 세대 동안 법정 결투는 없었습니다. 이 이후로 최소한 프랑스에서 왕의 허락 하에 두 사람이 재판을 대신해서 전투를 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제목이 더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인 것입니다.
2. 영화 속 중세의 역사
2-1. 유렵 역사에서의 결투
이 영화는 결투를 주제로 하고 있는데 사실 결투는 유럽 역사에서 굉장히 문화적으로 중요합니다. 결투는 기사도의 꽃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귀족들이 하는 일 중에서 어떻게 보면 가장 신성한 일로 여겨졌습니다. 특히 리들리 스콧 감독은 결투에 관심이 굉장히 많습니다. 1970년대 거의 감독으로 데뷔하자마자 결투자들이라는 영화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유럽 역사 속에서 결투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이것이 왜 기사도의 꽃이라고 불리거나 귀족이 하는 가장 멋진 일이라고 여겨졌는지를 이해하면 이 영화를 훨씬 더 재밌게 볼 수 있습니다. 사실 결투라는 단어를 한국 사람들이 접하게 되는 건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결투라고 하면 어떤 정해진 시간에 두 사람이 만나서 한 명이 죽을 때까지 싸우면 그것이 결투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유럽 역사에서 결투라는 것은 이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문화적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결투라는 것은 귀족들이 가지고 있는 의무와 권리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의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결투를 할 때는 정확한 절차에 맞춰서 해야 되는 굉장히 정밀한 의뢰이기도 했습니다. 귀족은 흔히 명예로 사는 사람들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귀족들은 명예가 깨졌을 때 명예를 다시 바로잡기 위해서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절차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 절차가 바로 결투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귀족은 모욕을 당했을 때 반드시 자기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결투를 신청해야 했습니다. 도전장을 받은 사람이 결투에 응하지 않는 것은 귀족이 할 수 있는 행동 중에서 가장 불명예스러운 행동이었고 거의 귀족의 신분을 포기한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에 나오는 1386년의 결투가 프랑스에서의 법정 결투로는 마지막 결투였지만 그 이후로도 계속 유럽에서 결투는 있어져 왔습니다. 생각보다 최근까지 이 결투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결투라는 것은 특히 젊은 귀족들한테 귀족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짊어져야 되는 의무 중에서 거의 최악의 의무로 여겨졌습니다. 많은 귀족들은 내가 결투에 휘말리는 공포를 가지고 살아갔습니다. 그래서 가끔씩 이런 결투의 의무에서 좀 재치 있게 불명예스럽지 않게 벗어나서 화제가 되는 인물도 있었습니다. 1865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독일의 재상이었던 Otto von Bismarck가 자기의 정치 라이벌이었던 Rodolf Virchow라는 사람에게 결투를 신청하게 됩니다. Otto von Bismarck는 오늘날까지 철의 재상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굉장히 강건한 이미지고 칼을 잘 쓰고 사격에 능한 걸로 굉장히 유명한 사람이었습니다. Rodolf Virchow 입장에서는 당연히 결투하기가 싫었습니다. 하지만 결투를 거절하는 것은 유럽의 엘리트로서 워낙 불명예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에 이 결투의 절차에서 흠을 발견해가지고 그것을 이용해서 결투에서 빠져나갑니다. 유럽에서는 도전장을 받은 사람이 무기를 선택할 권리를 가진다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무기로서 썩은 소시지로 결투를 하자고 비스마르크한테 제안을 합니다. 둘이 같이 앉아서 썩은 소시지를 먹은 다음에 먼저 탈이 나서 뻗는 사람이 진 걸로 하자는 것입니다. Otto von Bismarck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이 결투를 철회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Rodolf Virchow는 불명예스럽지 않게 결투에서 벗어났다는 이 일화가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생각을 하면 사회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끼리 뭔가 토론을 하다가 말이 안 통하지 않아서 칼부림을 했다고 하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가장 창피한 가장 불명예스러운 행동으로 보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근데 유럽 귀족들은 이 결투를 가장 명예로운 행동으로 생각했습니다. 이걸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중세 역사에서 유럽 귀족이라는 계급이 어떤 계급이었는지를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2-2. 중세 유럽의 귀족 계급
유럽 귀족 사회를 우리는 흔히 3부 사회라고 합니다. 성직자 귀족 그리고 평민이다. 이 세 개의 계층을 라틴어로는 Oratores, Bellatores, Laboratores라고 불렀습니다. Oratores는 번역하면 기도하는 사람들입니다. 즉 성직자를 뜻합니다. Laboratores는 말 그대로 번역하면 힘쓰는 사람들입니다. 농로 또는 평민으로 번역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귀족으로 번역하는 단어는 조금 한국 말하고 의미가 다릅니다. 귀족이라고 하면 그냥 지체 높은 사람들 이런 생각이 듭니다. Bellatores가 그대로 번역하면 전쟁하는 사람들입니다. 즉 우리가 귀족이라고 번역하는 계층이 중세에는 전사 계급이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중세기에 관한 영화를 볼 때 말을 타고 그 위에 갑옷을 입고 칼을 찬 사람을 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중세 귀족은 결투를 통해서 가문의 영광을 높이는 것이 자기의 존재 목적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15세기의 귀족들 같은 경우에는 길목 결투라는 걸 즐겼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떤 기사가 무장을 하고 갑옷을 입고 창이나 칼을 들고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다른 기사가 오면 결투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두 사람이 싸워서 이게 명승부였다고 다른 기사들 사이에 소문이 나면 두 사람의 명예가 모두 다 올라가는 레저 스포츠를 일종에 즐겼다고 합니다. 명승부를 해야만 명예가 올라가는 사회에 살다 보니까 도대체 어떤 승부가 명승부인지 정확하게 정의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기사는 정정당당하게 비슷한 무기를 가지고 서로 마주 보고 싸워야만 제대로 된 싸움이라는 것이 점점 기사들의 도리가 되었습니다. 이 도리가 기사도라고 하는 단어로 정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기사도 하면 특히 스포츠에서 페어플레이를 떠올리게 되는 것입니다.
2-3. 결투의 규칙
기사도는 이렇게 여성과 싸우지 않는 것과 등 돌린 사람과 싸우지 않는 것과 같이 싸우지 않는 규칙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이런 상황일 때는 꼭 싸워야 된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이것이 나중에 결투 전통의 기반이 됩니다. 기사가 첫 번째로 꼭 싸워야 될 때는 불명예를 당했을 때입니다. 누군가가 나의 얼굴에도 대고 내 욕을 하거나 나를 조롱거리로 만들었을 때는 꼭 싸워야 됩니다. 그 조롱거리 중에서 반드시 결투를 신청해야 되는 것은 무사계급이기 때문에 겁쟁이라는 단어 그리고 거짓말이라는 단어였습니다. 두 번째는 자기의 귀족으로서의 특권이 침해받았을 때입니다. 예를 들어서 나보다 계급이 낮은 사람이 나한테 제대로 경례를 하지 않았을 때나 내 영토에 다른 귀족이 함부로 침입을 했을 때 이럴 때는 꼭 결투를 해야 됐습니다. 가장 중요한 상황은 이 세 번째 상황일 입니다. 이 귀족 시대는 가부장 시대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땅에 있는 모든 평민을 비롯해서 자기의 가족 구성원 그리고 자기 집안 여성들의 성적 결정권은 모두 다 가장의 소유물로 여겨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귀족이 우리 가문의 사람을 해하거나 아니면 우리 가문의 여성과 가장의 허락 없이 관계를 맺었으면 귀족에 대한 직접적인 재산권 침해로 해석이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꼭 결투를 해야 되는 상황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2-4. 결투와 정의
결투를 하게 되면 처음에는 모욕을 당하거나 재산권 분쟁이 일어나거나 서로 체면 깎이는 일이 있어서 결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결투를 하고 두 사람이 정정당당하게 잘 싸웠다고 소문이 나면 두 사람의 명예가 같이 올라갔습니다. 중세기에는 사람의 목숨이나 존엄에 대해서는 그렇게 크게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명예는 목숨보다 중요시했습니다. 그래서 결투를 하다가 둘 중에 한 사람이 또는 두 사람 다 굉장히 크게 다치거나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죽더라도 명예를 올려놓고 죽기 때문에 좋은 일이라고 여겨지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명예를 기준으로 생각할 때는 분쟁을 해결하는데 어떻게 보면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에 중세 초기에는 굉장히 많은 유럽의 무사들이 재판을 대신해서 결투를 합니다. 특히 북유럽에서 굉장히 많이 성행했었습니다. 바이킹 전사들 사이에 분쟁이 생기면 Holmgang이라고 하는 결투를 통해서 시비를 해결하는 절차가 있었습니다. 이 풍습이 조금 남아서 프랑스에서도 관습법상 재판 대신 결투를 허용하는 법이 남아 있던 것입니다. 이 법정 결투가 또 십자군 전쟁을 겪으면서 종교적인 색채를 띠게 됩니다. 특히 십자군 전쟁을 주도했던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프랑스에서는 더욱더 그랬습니다. 십자군들은 자기들이 이슬람들과의 싸움에서 절대로 진리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유는 신은 절대로 자기 편의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을 제대로 섬기는 가톨릭이 이슬람들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밖에 없다는 거였습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재판 대신 결투를 한다면 하나님은 누구의 편을 들까 당연히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고 죄가 없는 사람의 편을 들 것입니다. 그래서 법정 결투를 해서 승리를 하게 되면 단순히 재판에서 승소할 뿐만 아니라 내가 지금까지 했던 모든 증언이 전부 다 사실로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날로 치면 거짓말 탐지기 같은 역할을 이 결투가 하게 됩니다. 인간은 위증에 속을 수도 있고 증거를 잘못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신은 그럴 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투는 가장 정정당당하고 공정한 재판의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다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3. 영화를 보고 난 후 내 생각
저는 이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한 가지 의아한 점이 있었습니다. 중세의 이야기는 대중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리들리 스콧 감독은 대체로 상업 영화를 만드는 분입니다. 그래서 어떤 생각으로 중세 프랑스의 결투를 21세기의 영화로 만들었을까라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우리가 서구에서 매너 특히 남자들의 매너라고 하는 것은 상상 부분 19세기 영국에서 신사도라고 부르던 것에 기반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신사도는 또 한 번 그 당시 사람들이 상상하던 중세 기사의 모습 기사도에 기반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사도의 민낯을 본다는 것은 서구화된 사회의 사람들이 말하는 매너 또는 에티켓이라는 게 도대체 왜 누구를 위해서 언제 만들어졌는지를 점검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이 기사라는 단어가 오늘날까지 특히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매너 있고 완벽한 남자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기사를 완벽한 남자라고 생각하게 된 데는 많은 동화들이 작용을 했습니다. 이 영화는 자신의 부인의 명예를 명분으로 싸우는 한 기사의 이야기를 자기의 시각 그리고 피고인의 시각 그리고 부인의 시각으로 보여줍니다. 그를 통해서 과연 이 여인의 명예를 위해서 싸우는 기사의 진짜 모습은 무엇이었나에 대해서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정의를 위해서 싸운다고 할 때 그 정의는 누구를 위한 정의고 어떤 정의인가를 고민하게 해주는 굉장히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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